악마가 그의 친구와 산책을 나갔다. 가다가 보니, 앞서 걸어가던 어느 사람이 허리를 굽혀 길에서 무엇인가를 주워 올리는 것이었다. "뭘 발견한 걸까?" 친구가 물었다. "진리의 한 조각이로군." 악마가 말했다. "그래도 자넨 속상하지도 않나?" "속상할 것 없지. 난 저 사람이 그걸 종교적 신조로 삼도록 내버려 둘 생각일세." 종교적 신조는 진리에 이르는 길을 가리키는 표지다. 표지 그것을 고집스레 붙들고 늘어지는 사람은 마치 이미 진리를 소유한 양 착각하고 있어 진리를 향해 나아가지 못한다. ==>> 앤소니 드 멜로 [종교박람회]
탐험가가 고향으로 돌아오자, 사람들은 열이 나서 아마존에 관하여 모든 것을 샅샅이 알고 싶어했다. 그러나 거기서 기막히게 아름다운 꽃을 보았을 때나 한밤에 숲속의 소리를 들었을 때에 가슴에 용솟음치던 그때의 그 느낌을 어찌 말로 다 옮길 수가 있으랴. 혹은 야수의 위협을 알아차렸을 때, 혹은 변덕스런 물살을 가로질러 쪽배를 저어갈 때, 가슴 속에서 절감했던 그것을 무슨 재주로 전달할 수 있으랴. "몸소 찾아가 보시오들. 이 경우야말로 는 경우지요." 그러고는 아뭏든 안내 삼아 아마존 지도를 한 장 그려 주었다. 사람들은 지도를 붙들고 늘어졌다. 그것을 액틀에 넣어 마을 회관에다 걸었고, 제각기 사본을 떠 가기도 했다. 사본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아마존 전문가로 자처했다. 강의 이 굽이와 저 소용돌이는 어..
신비가가 광야에서 돌아오자 사람들이 열심히 물었다 : "말씀해 주십시오. 하느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그러나 그 사람인들 마음 속 깊은 데서 겪은 것을 어찌 이루 말할 수가 있으랴. 대체 진리를 말로 표현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랴. 결국 그는 사람들에게 신앙의 양식문을 하나 지어 들려 주었다 - 아무래도 부정확하고 그야말로 부적절한 표현이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행여나 양식문을 통해 사람들도 그가 체험했던 바를 스스로 체험해 보겠다는 마음이라도 생기겠거니 하며... 사람들은 양식문을 붙들고 늘어졌다. 그것을 바탕으로 성문서를 작성했고, 모든 사람에게 그것을 신성한 신조로서 믿도록 의무화 했으며, 해외로 나아가 큰 수고들을 하며 그것을 전파했다. 더러는 그것을 위하여 목숨마저 바쳤다. 신비가는 슬펐다 - 그..
이웃사람이 보니 나스룻딘이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뭔가를 찾고 있었다. "뭘 찾고 계십니까, 물라님?" "열쇠를 잃어버렸다오." 두 사람이 함께 쭈그리고 앉아 잃은 열쇠를 계속 찾았다. 그러다가 한참 만에 이웃 사람이 물었다 : "열쇠를 어디서 잃어버리셨지요?" "집에서요." "허! 그런데 어째 여기서 찾고 있습니까?" "여기가 더 밝으니까요." 내 마음 속에서 하느님을 잃어버렸을진대, 어느 성소에 찾아가서 하느님을 찾은 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 앤소니 드 멜로 [종교박람회]
"누가 성인입니까?" 라는 물음에 부처님이 대답 : "찰나(시간의 제일 작은 단위, 지금 시간으로 75분이 1초)마다 온전히 현재에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참으로 성인이다." 적에게 사로잡혀 옥에 갇힌 사무라이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튿날이면 틀림없이 혹독한 고문을 당하리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자기 스승인 선사의 말씀이 떠올랐다 : "내일은 현실이 아니다. 현재만이 유일한 현실이다." 그리하여 그는 현재에 이르렀다 - 그리고 잠이 들었다... 미래가 힘을 떨치지 못하게 된 사람 : 공중의 새, 들의 백합과 닮아, 내일 일을 걱정하지 않고 오롯이 이제에 있는 사람 : 보라, 성인을! ==>> 앤소니 드 멜로 [종교박람회]
"실례합니다." 어린 바다물고기가 다른 물고기에게 말했다. "저보다 나이가 많으시고 경험이 많으시니, 도와 주실 수 있으시겠네요. 말씀해 주세요. 라고들 부르는 그걸 어디 가면 찾아볼 수 있나요? 곳곳마다 그걸 찾아다녔지만 헛일이었어요." "지금 네가 헤엄치고 다니는 바로 거기가 바다란다." "여기 이게 바다라고요? 이건 그저 물이잖아요. 제가 찾고 있는 건 바다란 말예요." 어린 물고기는 사뭇 실망해서 또 다른 데로 바다를 찾아 헤엄쳐 갔다. =-=-=-=-= 산냐시(힌두교 도사)의 도복을 입은 도사를 찾아와 그는 산냐시의 언어로 말했다 : "저는 여러 해 하느님을 찾아 다녔습니다. 고향을 버리고 하느님이 계시다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보았지요 : 산꼭대기에도, 사막 한복판에도, 고요한 수도원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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