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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가가 고향으로 돌아오자, 사람들은 열이 나서 아마존에 관하여 모든 것을 샅샅이 알고 싶어했다. 그러나 거기서 기막히게 아름다운 꽃을 보았을 때나 한밤에 숲속의 소리를 들었을 때에 가슴에 용솟음치던 그때의 그 느낌을 어찌 말로 다 옮길 수가 있으랴. 혹은 야수의 위협을 알아차렸을 때, 혹은 변덕스런 물살을 가로질러 쪽배를 저어갈 때, 가슴 속에서 절감했던 그것을 무슨 재주로 전달할 수 있으랴.
"몸소 찾아가 보시오들. 이 경우야말로 <백 번 들음이 한 번 봄만 못하다>는 경우지요."
그러고는 아뭏든 안내 삼아 아마존 지도를 한 장 그려 주었다.
사람들은 지도를 붙들고 늘어졌다. 그것을 액틀에 넣어 마을 회관에다 걸었고, 제각기 사본을 떠 가기도 했다. 사본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아마존 전문가로 자처했다. 강의 이 굽이와 저 소용돌이는 어디이고, 이곳 너비와 저곳 깊이는 얼마이며, 급류는 어디 있고 폭포는 어디 있는지, 아닌게 아니라 어느 것 한 가진들 모른다는 게 있던가.
탐험가는 지도를 그려 준 일을 평생 내내 후회했다 - 아무 것도 그려주지 않았던들 차라리 나았을 것을...
부처님은 하느님에 관한 이야기에 말려들기를 언제나 단연코 거부했다 한다.
아마도 부처님은 잠재적 지리학자들에게 지도를 그려 주는 것이 위험한 일임을 익히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 앤소니 드 멜로 [종교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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