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진 목사, 술과 담배 문제에 대해서 소탈했던 한국교회의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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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진 목사, 술과 담배 문제에 대해서 소탈했던 한국교회의 지도자

by [수호천사] 2021.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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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필근 목사는 한석진 목사에 대해서 『한국기독교개척자 한석진 목사와 그 시대』라는 책을 1971년에 썼다.

 

이 책에는 평양신학교 제1회 졸업생이으로 한국인 최초의 목회자 7인 가운데 한사람인 한석진 목사에 대한 일대기를 정리한 것으로 이후 한석진 목사에 대한 연구의 뼈대가 되는 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에는 오늘날에는 교인들이 금기시하는 술과 담배문제에 대해서 소탈했던 한석진 목사에 대한 내용이 흥미를 던져주고 있다.

 

채필근 목사는 267~271쪽에서 한석진 목사의 솔직 무탈한 성격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그는 교회일에나 일상생활에 조금도 형식에 구애를 받지 아니하였다. 신앙의 근본문제나 사람의 양심문제를 몰각하는 자들이 다만 교회의 헌법이나 권징조례만을 내세우는 따위의 태도에는 아주 질색을 하면서 이에 반항하는 태도를 취하였다. 그가 일체 주위를꺼리지 않으며 생명없는 규칙이나 형식에 구애를 받지 않고 모든 일에 파탈(擺脫)한 성품은 그가 자기 집에서 보신용으로 포도주를 쓰는 것이라든지 혹은 담배를 피우는 것을 신앙생활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그가 평소에 포도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보고 牧師(목사)로서 못할 범죄나 하는 듯이 놀라는 사람을 보면, 허허 웃어버리고 도리어 그 사람을 준절히 책망하는 것이었다. 『자네는 내가 담배 피우는 것을 보고 놀라는가? 그럴른지도 모르겠네. 그러나 요새 목사들은 술도 안마시고 실상 술취한 사람 못지 않게 강주정을 하는 꼴은 차마 볼 수 없지 않은가. 술도 안 먹고 정신이 똑똑해서 목사끼리 장로끼리 서로 싸우며 남을 중상하고 모략해서 하나님의 교회를 어지럽게 하지 않는가. 거기에 비해서 저할일 다하면서 제정신 차리고 정다운 친구를 만나서 한잔씩 나누는 것이 무엇이 잘못이란 말인가?』하고 태연히 이야기하시는데는 듣는 이가 무어라고 대답할 말이 없더라는 것이다. 韓牧師(한목사)는 자기 집에서 가끔 손님에게 권연을 권한다. 그리고 하는 말이 『골방에나 변소에서 남몰래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는 공공연하게 피우는 것이 차라리 솔직하고 죄가 안되느니 속으로는 별짓 다 하면서 겉으로는 거룩한체 하는 꼴들 보기 싫어』 한번은 金剛山(금강산) 修養舘(수양관)에서 어느날 저녁 식후에 韓牧師(한목사)가 옥류동 개울가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보고 어떤 젊은 宣敎師(선교사)가 문득 놀라며 韓牧師(한목사) 교회법 어기시오. 섭섭하지요할 때에 韓牧師(한목사)는 역시 허허 웃으시면서 『당신들은 댁 골방에서 피우지요. 나는 金剛山(금강산) 대자연 속에서 피우고 있소. 염려마시오』 해서 宣敎師(선교사)는 얼굴을 붉히고 대답을 못했다고 한다. 원래 술이나 담배는 건강 문제 혹은 절제문제 또는 경제문제로 다루어질 수는 있겠지마는 신앙문제로 다루어질 것은 아니다. 宣敎師(선교사)들이 처음 나와서 보니 韓國(한국) 사람들의 담배먹는 것은 그렇게 도에 넘치는 것이 아니었고 술먹는 것은 도에 넘쳐서 실수하는 일이 많으므로 술먹는 것만은 교규로 금하게 되었다. 그러나 담배만은 교규로 금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초창기에는 해마다 서울 宣敎師(선교사) 자택에서 열리던 사경회에는 으레히 사경온 사람들에게 담배를 제공하도록 마련되어 있었다. 그리고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예배당과 전도실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주일날이나 삼일예배 저녁이면 교인들이 그 전도실에서 예배 시작하기 직전까지 담배를 피우다가 예배시간이 되면 담뱃대를 방에 놓고 예배실로 들어가서 예배를 보았다. 담배를 교회에서 금하기 시작한 것은 절제문제로 금하였다. 어른들이 담배를 피우니까 철 모르는 아이들도 기탄없이 담배를 피우게 되었다. 어른 앞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먹지 목하는 것이 韓國지래의 예의였고 미풍양속인데 교회는 옛습관을 버리는 곳이라 해서 애들이 어른 앞에서 서슴치 않고 담배를 피우게 되니 교회질서가 문란해져서 큰 문제거리가 되었다. 여기서 교회는 애들의 흡연을 금하게 되었고 애들의 흡연을 금하는 데는 어른들이 먼저 담배를 끊고 모범을 보여주어야 된다고 생각하여 신자로서 담배먹는 것을 고규로 금하게 되었다. 구미 여러나라 교회에 있어서는 흡연이나 음주가 건강문제로 다루어지고 신앙문제와는 아무 관계가 없어진지 벌써 오래다. 그것은 그들의 교양과 생활수준이 그만큼 높아진 때문이다.
한목사는 만들어진 교규를 어길 생각은 없었으나 그 교규를 찬성하지는 않았다. 이유는 흡연과 음주가 천당길을 막는 것과 같이 강조하는 것은 거의 기만적인 행위이며 앞으로 언제인가는 그러한 강요가 무지의 소산임을 알게될 때가 오리라는 것을 예견한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다른 지도자들과는 다른 행동을 취하였다. 다시 말하면 무리한 교규를 만드는 것보다는 신도들의 교양을 높여서 비단 흡영니아 음주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있어서 예의와 절제를 가지게 함으로써 교회 신앙생활을 정상화하자는 것이 韓牧師의 지론이었고 주장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위대하면서도 소박 무탈했던 그의 생활의 일면을 엿볼 수가 있다.”

 

이 글을 읽고 있으면 1971년에 채필근 목사는 30여년 전에 소천하신 한석진 목사의 일화를 언급하면서 1960-70년대의 한국교회의 음주와 흡연에 대한 교회의 엄격함을 은연중에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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