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처음 사람들] 5강. 백정 해방 운동의 선구자, 박성춘 (1) - 이덕주 교수
변해야 한다
믿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변화’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을 믿으면 바뀐다. 히브리어에는 ‘카도시’(거룩, 구별된 것)라는 단어가 있다. 달라진다는 것, 뭔가 다르다는 것이 믿음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믿기 전과 믿은 후가 달라야 하고, 믿디 않는 사람과 믿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야 한다. 거룩이라는 것은 믿음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그런데 달라지되,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선교사들은 무슨 목적으로 조선에 왔는가?
조선 후기에 우리나라에 복음을 전하러 온 선교사들은 무슨 목적으로 조선에 왔던 것일까? 길면 2~3달이 걸리는 머나먼 여행길을 감수하고 조선에 들어왔을 때 그들은 무엇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을까?
안수받은 목회자로 언더우드와 함께 1885년에 조선에 들어온 아펜젤러라는 선교사는 아내의 안전 때문에 일단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야 했다. 그가 감리교 본부에 보낸 편지의 마지막에 이런 기도를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부활절 이곳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날 죽음의 사슬을 깨뜨리신 주님께서 이 백성을 얽매고 있는 죄와 흑암의 철장을 부수시어 하나님의 자녀로 누릴 자유와 빛을 얻게 하옵소서.”
부활하신 주님을 영접하는 사람들이 누릴 자유와 빛을 이 조선 백성들이 누리게 하옵소서. 이것이 선교사들이 조선 땅에 복음을 들고 건너온 이유이자 목적이었다. 그들은 교인 만드는 것, 교회 세우는 것이 근본 목적이 아니었다. 진리와 자유와 빛을 (교인들이 아닌) 이 백성이 누리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들은 조선 민족 전체를 보고 선교한 것이다. 그들은 이 땅과 이 민족의 변화시켜 달라는 기도를 한 것이다.
교회의 존재 이유
이 시대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세상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교회의 존재 이유이다. 한국 교회의 위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구별되지 않아서이다.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이 별다른 차이가 없다. 세상 사람들이 판단한 결과가 그렇다는 말이다.
서상륜은 예수를 믿기 전의 자신의 모습을 ‘면주 자루의 개똥 같은 인생’이라고 말했다. 겉은 번지르르 하지만 속은 사악한 것이 가득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가 예수를 믿은 다음에는 ‘질그릇에 보화가 담긴 존재’가 되었고 그러한 존재가 되려고 노력하였다. 개인이 변하면 가족이 변하고, 가족이 변하면 결국에는 주변에까지 변하게 만든다. 이렇게 변화가 누룩처럼 퍼져나가는 것이 바로 복음의 역사이다.
진리가 자유케 하리라
요한복음 8:31, “..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31절)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32절)”
이 말씀은 예수를 믿기로 결심한 유대인들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다. 내 안에 있는 편견과 선입견이 진리로 나아가는 데 장애물이 된다. 당시 유대교는 관습적으로 상당히 많은 편견과 선입견이 있었다.
편견과 선입견을 극복하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에 전해진 기독교는 조선왕조 500년을 거치면서 쌓여진 편견과 선입견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당시 조선의 사회는 수직적인 신분제도가 지배하는 사회였다.
충효(忠孝)가 강조되었다. ‘충효’는 군왕을 성심(誠心)으로 받들고 부모를 지성(至誠)으로 모시는 유교사상에 바탕을 둔 덕목(德目)이다. 그런데 점차 이것은 윗 사람이 시키는 건 무조건 복종하라고 가르쳐졌다.
당시에 칠천반(七賤班, 일곱 가지 천민의 직업. 백정, 갖바치, 무당, 기생, 광대, 포졸, 고리장)이라는 천민 계층이 있었다. 이러한 신분으로 태어나면 평생을 차별과 천대를 받아야 했다.
[박성춘 약력]
- 1862년 서울 관자골 백정 집안에서 출생
- 1893년 박성춘의 아들(봉출)이 서울 곤당골 예수교학당에 출석하였다. 이 예수교학당은 미국 북장로회 선교사 사무엘 무어 Samuel F. Moore가 설립한 학당이었다.
- 1894년 박성춘은 전염병에 걸렸다가 북장로회 의료선교사 에비슨(O. R. Avison)의 치료를 받고 회생되었다.
- 1894년 전염병에서 회생한 후 무어 선교사의 곤당골 교회 집회에 출석하기 시작하였다.
백정 출신의 박성춘이 믿음을 받아들였을 때 하나님께서는 보다 커다란 뜻(신분제도의 철폐와 극복)을 전개해 나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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