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소설가가 아니다. 엄밀히 기자의 본분이 있다. 기자는 부지런히 기사거리를 찾아서 기사를 써야 하는데, 요즘에는 부지런히 소설거리를 찾아서 소설을 쓰고 있다.
정치인들이 개그맨, 코메디언의 밥줄을 위협하고 있는데...
기레기들은 소설가들의 밥줄을 위협하고 있다...
‘아시아 경제’의 기사 중에서 포털 상위에 오른 “제3세력 vs 국힘, 尹 소속 출마 상관없이 "찍겠다" 응답 45%대[리얼미터]”라는 기사가 있다. 이게 아시아의 경제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하간 제목 하나는 기가막히게 작성했다. 도토리 키재기의 야권 후보들보다 경쟁력 있는 후보로 윤석열 대망론이 본격적으로 힘을 받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기사들에 대해서 가장 긴장해야 할 진영은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잠룡들이다.
기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기자의식? 아마도 오늘날 기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풍부한 상상력’일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자극적인 기사로 짭짤하게 재미를 보았는데, 의학에 관련된 기사는 어느 정도 팩트 체크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상력으로 기사를 쓰게 되면 나중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 명명백백 드러나기 때문에 조금 위험하다는 것을 인식한 것 같다. 백신이 위험하다고 게거품을 물었는데, 한국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백신에 대해 점차적으로 신뢰를 보이고 있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괜히 자극적인 기사를 써봤자, 욕을 먹기 딱 알맞기 때문이다(장수에는 도움이 되겠다).
그렇다면... 검증하기 힘든 기사를 쓰는 것이 기레기들에게는 유리할 것이다. 적당한 팩트(여론조사)도 있다. 대충 분석하는 척 하면서 제목을 자극적으로 달고, 나중에 빠져나갈 구멍으로 슬쩍 여론조사에 대한 공정한 분석은 한 두 줄로 처리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풍부한 상상력으로 쓰면 된다. 그리고 절대로(!) 댓글은 보지 않는다. 아마 욕으로 도배가 되어 있을테니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참여 선언을 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기레기를 중심으로 한 언론은 정치를 참여한 것처럼 인식하고 차기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으로 예상하면서 분주하게 소설을 써재끼고 있다.
나름 엄청난 분석을 하는 척 하면서 여론조사의 수치를 이야기하고 분석한다. 이렇게 기자들이 엄청나게 기사를 쏟아내면 처음에 정치를 하지 않으려고 했던 사람도 자연스럽게 정치를 꿈꾸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소설 때문에 반짝 했던 ‘반기문’은 뭐하고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 하긴 그런 소설성 기사 때문에 기존의 이미지 다 깎아먹고 아직도 정치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보궐선거 후보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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