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동안의 광복] 다큐멘터리 광복, 그날
한반도의 오늘을 결정지은 시간들 / 길윤형 지음
[에필로그] 대한민국 갈등의 기원을 생각한다
이반 치스차코프(Ivan Chistykov, 1900~1979) 소련 제25군단장이 한반도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하지보다 보름빠른 8월 24일이었다. 군단 사령부가 있던 만주 옌지(延吉)에서 급거 비행기를 타고 오후 4시께 함흥에 도착했다. 치스차코프는 비행장으로 마중나온 구사붙이 센이치 일본군 제34군 사령관에게 “일본군은 잘 싸웠다”고 예의를 갖춘 뒤 항복 절차에 돌입했다. (383)
치스차프코의 일성은 살벌하기 그지 없었다. “조선인과 일본인 모두 현재 위치를 벗어나는 이가 있다면 당장 교수형에 처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소련군도 미군처럼 안정적인 행정업무 지속을 위해선 총독부 관료기구를 당분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후 전개는 크게 달랐다. 송성관, 도용호 등 함경남도 인민위원회와 함경남도 건국준비위원회 관계자 등은 소련군 사령부로 찾아가 자신들이 함경남도 집행위원회를 설립한 사실을 알렸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총독부가 행사해 온 행정권과 그동안 일본인들이 누려온 특권을 이양할 것을 요구했다. 치스차코프는 이들의 요구가 타당하다고 판단했는지 즉각 수용했다. (385-386)
평양은 공산주의 세력이 강했던 함흥과 달리 민족주의와 기독교 전통이 강한 도시였다... 평양 시민들은 해방 직후인 17일 조만식을 중심으로 건국준비위원회 평안남도 지부를 결성해두고 있었다. 조만식의 오른팔인 오윤선이 부위원장, 오산학교 시절 제자이자 공산주의자인 이주연이 총무부장을 맡았다. 그 하루 전인 16일 평양 서문동의 국숫집 협성면옥 2층에선 현준혁(1906-1945)이 이끄는 조선공산당 평안남도 지구위원회가 결성됐다. (387)
소련의 가장 큰 관심은 제정러시아 시절부터 숙적이었던 일본의 군국주의를 철저히 파괴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러면 미국이 주도하게 될 일본 점령정책에 소련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길을 터야 했다... 그러나 태평양전쟁에서 사실상 일본을 홀로 제압한 미국은 단독점령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스탈린은 생각했다. 미국이 자기 점령지역인 일본에서 타협없는 단독행동을 한다면, 소련 역시 자국의 점령지인 북한 지역에서 똑같이 행동하면 될 일이었다. (389)
소련은 1945년 9월말 조선을 다시 하나로 통합하는 대신 자신들의 점령하고 있는 북한 지역에 친소적 정부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다. (390)
이승만의 귀국... 한반도에 반공적인 단정 수립을 희망한 맥아더가 이승만의 귀국을 추진... 이승만이 7월말부터 맥아더에게 자신의 반공사상을 담은 서한을 보냈고, 이것이 맥아더의 이목을 끌었다는 것이다(정병준)... 이정식은 현지 사령관인 하지가 남부 조선의 정세 안정을 위해 그의 귀국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추정... (393-394)
하지의 이승만 소개... “이 성대한 환영회도 위대한 조선의 지도자를 맞이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분은 압박자에게 쫓기어 조국을 떠났었지만 그분의 세력은 크가. 그분은 개인의 야심이라고는 전혀 없다. 그분이 살아서 여기 와 계시다. 여러분은 그분이 이 자리에서 동포에게 ‘헬로’하고 외쳐주기를 희망한다.” (395)
모스크바 3상회의 합의안은 냉전을 앞둔 미소가 어렵게 합의에 도달한 소중한 성과였다. 이후 역사를 냉정히 조망해 볼 때 이 합의안은 조선의 분단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조선인들은 냉정하게 이 합의의 의미를 따져보기 보다 ‘조선에 5년 동안 신탁통치가 이뤄진다’는 단순한 사실에만 집착했다... 그러나 합의문을 잘 읽어보면 그에 앞서 조선인으로 구성된 ‘통일된 임시정부’ 구성이 전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398)
김일성... 북한에 먼저 민주기지를 세운 뒤, 그 기세를 남쪽으로 확장해 간다는 이른바 ‘민주기지론’ 주장...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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