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최근 ‘조선구마사’라는 드라마가 역사왜곡 문제로 시끄럽다. 이미 ‘철인왕후’에서 왜곡된 역사인식을 유포한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시청률로 승부해서 넘어가는 듯 했던 작가가 ‘조선구마사’로 다시금 역사왜곡의 도마 위에 올랐다.
사극에 현대적 요소를 가미하는 ‘퓨전 사극’이 위험한 이유는 자칫 잘못하면 잘못된 역사인식을 시청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극’에는 ‘고증’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역사적 고증을 대충하면서 무조건 재미만 추구하는 드라마가 많이 양산되고 있다.
‘조선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는 과연 역사를 모르는 것일까? 어쩌면 역사를 알고 있지만 심각하게 왜곡된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 듯 하다. 표현의 자유를 무기로 방어하겠지만, 역사적 상황을 소재로 하는 경우에는 좀더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냥 넷플렉스에 등장하는 ‘킹덤’처럼 시대는 대충 조선시대로 하지만 가상의 인물과 왕을 설정하는 것이 그나마 공격을 덜 받는 것인데, 너무 과감하게 역사적 실존 인물을 등장시키면서 마음대로 끄적거린 흔적이 보인다. 작가는 등장 인물들에게 자신의 작가적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다가 감히 ‘중국이나 일본도 건드리지 못하는 세종’까지 건드려서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해당 작가는 역사를 잊거나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으면서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더욱 문제이다. 잊으면 기억하려고 노력할 수 있고, 모른다면 배우려고 노력하면 그나마 가능성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고 있지만 잘못된 역사인식을 가지고 알고 있는 것이 큰 문제이다.
역사는 좌ㆍ우가 없다. 진보와 보수로 역사를 나눌 수도 없다. 가끔 진보적인 시각을 가졌다는 사람들이 나름 잘난 척 하면서 식민사관에서 주장하는 것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이 발견된다.
‘역사 속에서 최영 장군이 존경을 받지만, 그 시대 사람들 100%가 존경했겠어?’
‘최영을 욕하는 장면은 뭐 그 당시 나름 자유로운 판단을 하는 한 사람일 수도 있지’
‘역사적으로 존경받는 사람은 화장실도 안가나?’
‘그들도 나름 일탈을 생각했을지도 몰라’
아마 이렇게 작가는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드라마를 우리나라 사람들만이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사람들도 보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아, 한국 사람들은 최영이나 세종대왕을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당시에 조선이라는 나라는 우리 한족이 세운 명나라의 것을 생각없이 수용하고 배꼈구나’
우리나라에서 참으로 심각한 것은 일제의 식민사관을 극복하지도 못했는데, 중국의 동북공정이라는 도전을 받고 있다는 것이고...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은 고사하고 역사를 전공한 사람들이 식민사관과 동북공정의 주장을 정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이다. 일본과 중국은 가만히 있어도 식민사관과 동북공정의 사관에 동조하는 역사학자나 대중 드라마 작가들이 알아서 홍보해주고 포장해주는 상황이 된 것이다.
역사교육이 필요하다지만 어떤(!) 역사를 가르치느냐고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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