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일본 만화 <왕랑전>, 지나친 ‘역사 왜곡’
오래전에 백수의 시절에 5천 원만 내면 하루 종일 만화를 볼 수 있는 단골 만화가게를 자주 다녔습니다. 6천 원이면 아침에 가서 저녁에 올 수 있었습니다. 5천 원 내고 입장해서 점심시간에 천 원 내고 사발면을 시켜서 먹었습니다. 당시에는 평일인데도 나와 같이 하루 종일 만화가게에서 죽치고 앉아서 만화를 보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당시에 본 만화 중에서 ‘상남 2인조’, ‘베르세르크’, ‘원피스’, ‘이누야사’ 등은 정말 재미있게 본 만화책입니다. 그 밖에도 대부분 제가 재미있게 보는 만화책은 대부분 일본 사람이 그린 원작이었습니다. 여동생 남편이 만화책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기 때문에 여동생 집에 놀러 가면 따분하거나 심심하지 않습니다.
재미는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들 일본 만화책이 여과 없이 우리 아이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나름대로 재미와 감동이 있지만, 모니터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베르세르크>라는 만화를 그린 작가(미우라 켄타로)의 단편인 <왕랑전>(전 2권)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왕랑전>은 미우라 켄타로가 <북두의 권>의 스토리 작가 '브론손'과 함께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 작품은 현대 일본의 한 커플이 시간 여행을 통해서 중국 원나라 시대로 이동하고, 그 일본인이 몽고의 영웅 칭기즈칸이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것은 ‘칭기즈칸이 일본인’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토대로 그려진 만화라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일본의 사무라이 미나모토 요시쓰네가 칭기즈칸이라는 주장이 일본에서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마지막에 의미심장한 부분이 여운을 남기고 끝납니다. 최후의 전쟁 때 주인공은 중원에서 모래바람과 함께 사라집니다. 그의 후계자인 쿠빌라이는 아버지의 조국인 일본으로 가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침략이 아닌 아버지의 조국을 그리워하는 모습이었을 거라는 입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사를 배운 우리들은 그냥 ‘이런 어처구니없는 내용도 만화로 만드네… 참 재미있는 족속이야…’ 이런 생각으로 웃어넘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상력까지 동원하는 일본인의 극우적인 역사왜곡의 현실에 대해서 불쌍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만화책이 우리의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에는 조금 걱정이 앞섭니다.
올바른 역사가 아닌 거짓의 역사를 가르치는 일본의 역사 왜곡은 교과서 왜곡을 떠나서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심성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일본의 문화에 노출된 우리의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자라날 것인가는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에 의도적인 역사 왜곡의 현실을 주입하는 불순한 의도를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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