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력을 향상시키려는 분들이 꼭 알아 두셔야 할 게 한 가지 있습니다. 단어 하나하나를 들을 줄 아는 능력이 청취력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한 단락 정도 분량을 들었을 때 그 단락의 전체 문맥, 의미를 그림으로 그려낼 수 있는 게 청취력입니다. 그 단락에 어떤 단어와 문장이 사용됐는지를 ‘기억’하는 데 아니라는 뜻이지요.
물론 우선 많이 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들은 분량이 어느 정도 수준에 달해야 귀가 뚫리기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지요. 하지만 아는 단어가 나오면 좀 들리는 정도의 청취력일 경우, 한 단어 한 단어 정확히 듣는 것보다 얼마나 오래 집중해서 내용을 따라갈 수 있느냐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실제로 단어가 부족하다기 보다는 청취시 집중력(attention span)이 부족해 리스닝이 안 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영어로 리스닝 연습을 할 때는 모르는 단어 나왔다고 얼른 끊고 거기만 여러 번 들어보는 것보다는 무시하고 죽 따라가는 편이 낫습니다. 되도록 문장을 끊지 말고 길게 들으세요.
또한 원문을 눈으로 보면서 따라가는 경우, 아예 듣지도 않는 것보다야 낫지만 조심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듣는 것보다 보는 게 쉽고 익숙하기 때문에 갈수록 눈으로 보는 쪽으로 치우치거든요. 원문과 대조해가며 동시에 듣는 것은 모르는 발음/억양을 배우거나 발음을 교정하고자 할 때는 도움이 되지만,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면 정신이 산만해져 순수한 청취력을 키우는 데는 방해가 됩니다. 그보다는 원문을 먼저 읽어 의미 파악을 하고 그 다음엔 듣기만 하는 편이 낫습니다. 우선 들을 땐 듣는 데만 집중하세요.
리스닝으로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 간과하는 게 있습니다. ‘읽어서 모르면 들어서도 모른다’, ‘읽어서 이해하는 속도만큼 들어서 이해한다’는 사실입니다. 즉 문장을 한 번 읽었을 때 금방 이해가 되면 들어서도 그만큼 빨리 이해가 되고, 읽어도 이해가 안 돼 앞으로 되돌아가야 했다면, 들었을 땐 그 문장은 못 알아듣고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리스닝 연습을 할 때는 독해를 병행해야 합니다. 독해를 많이 하다보면 의미상 어디서 잠시 끊을 수 있는지, 의미상 끊을 수 있는 부분이 어딘지 감이 잡힙니다. 이 감이 생기면 리스닝 할 때도 같은 요령으로 머리 속에서 끊어 들음으로써 쉴새 없이 밀려들어오는 정보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부담을 덜 수 있지요.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들리는 겁니다. 영화나 시트콤을 보면서 못 알아듣는 이유는 내가 그만큼 어휘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난 리스닝이 약해’의 정확한 표현은 ‘난 집중해서 많이 들어본 적이 없어’ 든가 ‘난 영어 공부 좀더 해야 돼’입니다.
[이땅에 태어나 영어 잘하는 법] 중에서
'[영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있는 영어 교재 – 영화 (0) | 2023.01.12 |
---|---|
영어 리스닝... 집중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들... (0) | 2023.01.12 |
영어 발음에 대한 강박관념을 극복하라! (0) | 2023.01.10 |
영어 단어 공부는 어떻게? (0) | 2023.01.10 |
영영 사전을 활용하라 (0) | 2023.01.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