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구제를 포기해서 인구증가를 억제하라!” - 멜서스의 『인구론』
1798년 영국 런던에서 간행된 맬서스의 인구론은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책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맬서스는 인간과 동물의 공통적인 식욕본응과 성적본능이라는 관점에서 인간사회를 설명하였고 미래를 예측하였다. 인간의 성욕은 참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반면, 인간의 식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식량)은 자연의 힘에 의해서 절대적으로 제약된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닥칠 미래는 식량부족의 현상에서 인류의 비극적 종말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을 하였다.
맬서스가 살던 당시에 영국은 인구가 크게 늘어나서 식량이 부족해졌고, 산업혁명으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시빈민들이 크게 늘어나서 영국사회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류사회의 무한한 발전을 믿으면서 극복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사회 속에서 평등을 중요한 가치로 삼으면서 부유한 계층의 각성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다른 부류의 지식인들은 빈민들의 무절제한 성욕이 빈곤을 초래한 주된 원인이라고 보았으며, 무절제한 성충동을 도덕적 결함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맬서스는 이와 같이 빈곤을 빈민의 도덕적 결함 탓으로 몰아가는 지식인들의 편을 들었다.
그는 유명인사가 되어 40세를 앞둔 늙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 처녀와 결혼하는 행운을 가졌으며, 여러 자녀를 낳음으로써 그가 그토록 경계한 인구증가에 한 몫을 하였다. 이론은 이론이고 자신의 삶은 이론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한 것일까?
이러한 맬서스의 저서는 다윈의 진화론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다윈의 적자생존의 법칙, 즉 환경에 적응한 동물이 살아남는 것처럼 인류도 적절한 조절을 할 수 있는 부류가 살아남는다는 것이며, 빈민들은 절제하지 못하는 미개한 부류라는 인식을 지배층이 하게 된다.
인구의 증가를 억제하는 것이 미래의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인식을 사회에 던져주면서, 그렇다면 어떻게 인구를 억제할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인 문제에 대해서 당시 영국은 가진 자들에 대한 우월함을 기반으로 적용하려고 노력한다.
(이 부분에서는 우주적인 빌런이지만 빈부귀천이나 인종을 따지지 않고 우주의 인구 절반을 손가락으로 날려버린 타노스보다 더 악마적이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후 영국에서는 빈민들을 구제한다는 명목으로 ‘신빈민구제법’을 제정하여 빈민을 감시하고, 노동력을 합법적으로 착취하게 된다. 1834년 제정한 법률로 빈민구제 비용을 절감하며 거리에 거지들을 없애고, 가난에 지쳐 삶의 의욕을 잃은 빈민들을 재활하여 사회의 일원으로 키우는 정책이다. 그 실천안으로 감화원이라는 곳이 곳곳에 생겼는데, 이것은 감옥과 비슷한 환경이었다고 한다. 감화원에 들어간 빈민들은 삭발을 했고, (성관계를 통해 인구가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성별이나 나이에 따라서 분리된 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이것에 대해서 찰스 디킨즈라는 소설가는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소설을 통해서 당시의 영국의 사회상을 통렬하게 비판하였다.
가진 자에게는 천국이지만 가지지 못한 자에게는 지옥과 같은 자본주의는 그 시대를 주도한 지식인들의 비호를 받으며 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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