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가 공화정으로 접어든 초기... 왕정을 부활시키기 위한 타르퀴니우스는 왕위를 되찾기 위해서 에트루리아 연방의 클루시움으로 도망쳤다. 클루시움의 왕 포르센나는 타르퀴니우스를 왕위에 복귀시키기 위해 로마에 선전포고를 한다.
포르센나의 이름은 로마에서도 명군인 동시에 명장으로 알려져 있었다. 겁에 질린 로마인들 중에는 왕정으로 되돌아가도 좋다고 말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포르센나는 로마를 포위했다. 크고 작은 전투에서 로마인은 용감하게 싸웠지만 좀처럼 포위는 풀리지 않았다. 로마에 비축되어 있던 식량도 바닥을 드러내기에 이르렀다.
이 로마에 무티우스라는 이름의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로마를 구하려면 포르센나를 죽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단검 하나만 몸에 지닌 채 강을 헤엄쳐서 적진에 잠입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왕에게 접근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포르센나는 병사들에게 급료를 주고 있는 중이었다. 왕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무티우스는 병사들에게 돈을 주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누가 왕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로마의 젊은이 무티우스는 돈을 건네주고 있는 사람이 포르센나 왕일 거라고 믿고, 그를 향해 단검과 함께 돌진해 갔다. 그를 죽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그는 왕이 아니라 왕의 비서였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에게 붙잡힌 무티우스는 왕 앞으로 끌려갔다. 그는 가슴을 펴고 왕에게 말했다.
“나는 로마 시민이다. 이름은 가이우스 무티우스라 한다. 적을 죽이려다 애석하게도 실패했지만, 죽을 각오는 되어 있다. 운명을 감수하는 것은 로마인의 특징이기도 하다. 로마의 젊은이들은 당신에 대한 끝없는 투쟁을 선언한다. 내가 죽으면 또 다른 젊은이가 올 테고, 그 젊은이가 성공하지 못하면 또 다른 젊은이가 올 것이다. 우리의 투쟁은 계속 될 것이다. 당신도 각오하는 게 좋을 것이다.”
격분한 포르센나 왕은 고문을 해서라도 배후를 캐려 했지만, 무티우스는 더욱 목청을 높였다.
“오직 겁쟁이만이 일신의 안녕을 염려하는 법이다!”
이렇게 외친 무티우스는 불타고 있는 횃불을 왼손으로 움켜잡고 그것을 제 오른손에 눌러댔다. 살이 타는 냄새가 주위에 자욱했다. 포르센나는 무티우스에게 말했다.
“이제 되었다. 너는 나에게 주는 것보다 훨씬 큰 고통을 너 자신에게 주었다. 너의 담대함을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내 백성들 중에도 너 같은 젊은이가 있다면 좋으련만...... 너를 아무 조건 없이 풀어주겠다. 자, 어서 떠나거라.”
가이우스 무티우스는 그 후 ‘왼손잡이 무티우스’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불에 타서 문드러진 오른손을 쓸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이 일어난 뒤 포르센나는 먼저 로마에 화평을 제의했다.
=-=-=-=-=-=
[로마인 이야기 제1권 중에서]
'[기타 잡동사니] > [예화& 좋은 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니발과 스키피오 (0) | 2022.12.28 |
---|---|
아리스티데스와 도편추방제... (0) | 2022.12.28 |
1440만원... (0) | 2022.12.28 |
생사의 기로... 다음 사람을 위하여.. (0) | 2022.12.28 |
유혹에 넘어가는 열 단계... (0) | 2022.12.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