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황건적은 유주지방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죠... 이때 도원결의를 맺은 유비, 관우, 장비 세사람은 한참 사전준비에 바빴습니다.
==>> [삼국지], 정소문 역주, 도서출판 원경, pp. 29-31.
<< 유비의 일기 >>
어제 너무 마신 것 같다. 아침부터 점심까지 속이 쓰려서 혼났다... (-_- ... 역시 소주와 맥주를 섞어 먹는 것은 안좋아...)
점심때, 관우가 싸울 때 탈 말이 없다고 궁시렁거렸다. 하긴 그의 말을 들어보니, 걱정이 앞섰다. 그 멋진 수염을 가진 관우가 당나귀를 타고 나가면 어떨까... 소도둑놈처럼 생긴 장비가 황소를 타고 나가면 어떨까...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말을 얻을 수 있을까’ 하고 머리를 모았다. 장비는 역시 생긴대로, 자기가 봐둔 목장에 좋은 말이 많으니 가서 몇 마리 훔쳐오자고 주장했다. (도둑놈들을 때려잡자고 하면서, 자기가 도둑질을 하려고 생각을 하다니... -_-) 관우는 돈을 조금 주고, 렌트하자고 했다. (음... 의형제를 맺은 것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봐? -_-)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데... 길거리가 떠들석한 소리가 들렸다. 나가보니 장사꾼인 장세평과 소쌍이 말을 팔려고 갔다가, 도적놈들 때문에 본전도 못뽑고 고스란히 데리고 돌아오는 중이었다. 우리는 그들에게 술을 대접하고, 우리들의 뜻을 밝혔다. 역시 나의 말빨은 엄청나게 효력을 발휘했다.
- 유비 : 이번에 장각이라는 사람이 난리를 일으켜서, 많은 사람들이 난리통에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이사람 유비, 기필코 황건적을 쳐부수고 백성들을 구해낼 결심을 했습니다. 뭐, 말 없이도 황건적쯤은 문제가 없지만... 없는 것 보다 있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서... 저기 저 말들은 참 좋아 보이는 군요... (이때 눈치빠른 장비가 갑자기 식탁을 뽀개며 큰소리를 쳤다)
- 장비 : 맞아요 형님! 이럴 때 누가 말을 공짜로 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 관우 : 장비야... 너무 그렇게 열내지 말아라... 이 두분이 꼭 말을 달라고 협박하는 것처럼 생각할지도 모르잖니?
- 장비 : 저... 협박하는 건데요?
- 유비 : (-_- ... 이녀석 머리에는 똥만 들었나?) 하하하... 말이 나온김에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죠... 처음에는 말을 어디에서 도둑질할 생각도 했죠... 그런데, 도둑놈을 잡는다고 말을 도둑질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 장세평 : (음... 저 소도둑놈 처럼 생긴 녀석은 말을 안주면 무슨 짓이라도 저지를 녀석 같아... -_-;;;) 아... 그, 그렇군요... 저희들도 그 도적들 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잘되었군요... (조금 아깝지만...) 여기에서 좋은 말들을 골라서 50필을 드리죠... 참, 그리고 저희들은 무슨 협박 때문에 말을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장세평과 소쌍은 자기들이 평소에 우리 같은 좋은 사람을 만나면 주기로 했다며 가지고 있던 말 중에서 50필, 그리고 군자금으로 금 5백냥, 빈철 천근을 우리들에게 바쳤다... 그래도 생각해보니, 장비의 행동이 더 플러스 요인이 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우리 셋은 환상의 콤비...
저녁때, 장비가 특별한 무기를 들어야 장수는 폼이 날 거라고 하길래, 대장간으로 가서 세 사람의 무기를 특별히 주문제작하였다. 나는 ‘쌍고검’을... (음... 처음에 ‘여의봉’같은 것을 고르려고 했다가 장비가 무슨 손오공이냐고 놀려서... -_- ... 지난번에 나보고 원숭이 같다고 했으면서... -_-) 관우는 ‘청룡언월도’를... 장비는 ‘장팔사모’를... 그중에 관우가 가진 무기가 제일 무거웠다. 관우가 그거들고 폼한번 재본다고 하다가 대장간 기둥을 박살냈다... -_-;; 수리비로 40냥을 달라는 것을 30냥으로 깎았다.
<< 장비의 일기 >>
어젯밤에 당나귀를 타고 전쟁터에 나갔다가 개망신 당하는 꿈을 꾸었다고 관우형이 하루종일 꿀꿀해했다. 하긴 말나온 김에 말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에 대해서 우리 삼형제는 서로 고민했다. 이때 유명한 장사꾼인 장세평과 소쌍이 말을 끌고 우리 마을에 나타났다. 올커니... 나의 특기인 시비, 협박을 이용하면 말 10필 정도는 그냥 공짠데... 그러면 우리 형제들의 이미지가 나빠진다며 그들을 설득하기로 했다. (음... 벌서 이미지 관리에 신경쓰고... 역시 황족은 달라... ^_^)
그런데 중간에 내가 참지 못하고 식탁을 뽀개면서 분위기를 이상한 방향으로 전환시켰다... (그것보다... 아이고 아까운 저 식탁... 저게 얼만데... T_T)
어떻게 그들이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몰라도, 그들은 말이랑 돈이랑 철을 순순히 우리들에게 주었다. 일이 끝난후, 유비 형님은 만사를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말라고 타일러주었다. 저녁때는 대장간으로 가서 나에게 딱맞는 무기를 주문제작하였다. 관우 형님의 무기가 제일 무거웠는데... 무겁다고 제일 좋은 무기는 아니지...
<< 관우의 일기 >>
오늘은 말도 얻고, 나에게 맞는 무기도 구했다. 그리고, 저녁때 무기를 구하려고 대장간으로 갔다. 그런데 마음에 맞는 무기가 없었다. 유비 형님은 자기가 무슨 손오공인지 ‘여의봉’ 없냐고 물어보았다가 장비한테 놀림을 받았다... ^^;;; 결국 세 사람의 특징에 맞게 무기를 특별 주문 제작하기로 했다.
자랑같지만, 나의 무기인 ‘청룡언월도’가 제일 무겁다... 그거 들고 한 번 휘두르다가 대장간 기둥을 박살내서... 아까 장세평과 소쌍이 주고간 돈 5백냥 중에서 30냥을 수리비로 주었다.
<< 장세평의 일기 >>
해마다 말을 팔러 북쪽으로 가곤 했는데... 올해는 황건적의 난 때문에 가는 곳마다 검문이 심했다... 도적놈들도 문제지만, 검문소 녀석들도 마찬가지이다... -_-;;; 도적놈들한테 빼앗기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검문소 녀석들한테는 뇌물로 바쳐야 했다... -_-;;; 아니꼽고 더럽고 치사해서... 그냥 돌아가자고 동료인 소쌍한테 제안을 했다. 소쌍 역시 그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돌아오는 도중에... 탁군에서 유비 형제들을 만났다. 나라를 위한 걱정과 함께 예사 사람들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그들에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말 중에서 (아깝지만) 50필, 군자금 5백냥, 빈철 천근을 기꺼이(?) 내어주었다. 돌아가는 길에 짐을 더는 것도 그리 나쁜 것 같지는 않았지만... 웬지... 길가다가 깡패한테 ‘삥’ 뜯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 -_-;;;
<< 장각의 일기 >>
요즘들어 아픈게 장난이 아니다. 부하들은 전투에 나가기 싫으니까 꾀병을 부리는 거라고 말하지만, 정말로 아프다... T_T
그건 그렇고, 이제 드디어 유주땅을 공격할 때가 되었다. ‘D-데이’는 앞으로 5일 후! 유주태수 유언이 의병들을 모집한다고 했는데... 오합지졸이겠지... 오전에 선봉장을 제비뽑았다. 정원지가 선봉장이 되고, 등무가 부장이 되었다. 군사 5만을 거느리고 탁군을 공격하도록 시켰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후방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 청주성을 함락시킬 작정이다...
요즘들어 우리가 일으킨 황건적이 성공하지 못할거라는 ‘회의론’이 대두된다. 오히려 더 심한 혼란만 일으켰다고 비판하는 무리들도 생겨난다. 벌써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보려고 시작했는데... 하늘이 우리를 도와주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시작한 이 일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황건적 장수 정원지의 일기 >>
드디어 내가 황건 무적부대의 선봉장이 되었다.
유주땅을 공격하는데, 장각 대현량사님이 나를 선봉장으로 선택했다. 부대장은 등무가 선택되었다. 드디어 나의 실력을 발휘할 때가 되었다. 지난번에 장양 장군에게 누런 헝겊을 빌려주었는데, 아마 그 모습에 장각 대현량사님이 감동했나보다. 일단 선봉장으로 발탁되었으니, 열심히 싸워야지...
그런데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요즘들어 자꾸만 수염 긴 거인이 엄청 큰 칼을 들고 나를 공격하는 꿈을 자꾸 꾸는 것이다. 꿈은 반대라고 하는데... 아마 좋은 징조겠지? (부대장인 등무는 고릴라같이 생긴 사람이 자꾸 꿈에 나타난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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