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황건적의 난은 처음에 엄청난 파국을 불러 일으킵니다... 파죽지세로 관군들을 무찌르게 되고... 조정에서는 드디어 대대적인 진압작전을 시작합니다... 이때 유주태수 유언은 의병을 모집하여 황건적을 막으려고 합니다...
==>> [삼국지], 정소문 역주, 도서출판 원경, pp. 22-23.
<< 장각의 일기 1 >>
요즈음에는 가는 곳마다 승승장구다... 나라의 녹을 먹던 관리들은 제각기 살아보겠다고 항복하고, 도망가고... 관군들은 한마디로 오합지졸이다. 그런 녀석들을 믿고 우리가 정치를 맡겼으니... 이제 새로운 세상이 실현될 날도 멀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들어,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현기증이 나는 것이 약간 마음에 걸린다. 이러한 증세를 동생인 보에게 말했더니... 그녀석 왈, "형... 그건 혹시... 아이를 가진 게 아닐까? 옆집 아주머니도 아이를 가졌을 때... 빈혈기가 있다고 했는데..." (짜식! 머리나쁜 것이 죄가 아니라고... 무식을 자랑하다니... -_-;;)
이제... 머지않아 낙양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유주땅을 완전히 점령해야 할 것이다. 유주는 낙양으로 가는 요충지... 유주를 공략하지 않고서는 낙양을 점령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그런데, 유주를 다스리는 사람이 누구더라? 아... 유언이지... 소문에 의하면... 만만치 않다고 들었는데...
<< 하진의 일기 >>
처음에 황건적의 난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이 나의 실수였다. 지방을 다스리는 관리들은 제각기 목숨이 아까워서 항복하거나 도망치고... 오늘은 황제한테 보고하고, 각지방에다가 명령을 내려서 황건적을 소탕하라고 전했다.
관군들을 통솔할 장군으로, 노식, 황보숭, 주준을 임명하고 그들을 출동시켰다. 하룻강아지 범무서운줄 모르고 날뛰는 황건적을 모조리 뿌리뽑아야지... 이 하진... 아직 한나라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 황건적 병사의 일기 >>
사람들은 우리들보고, 도적놈들이라고 한다. 살기 힘들어서 일어난 것인데... 도적이라니... 우리는 처음에 반란을 일으키려고 작정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살기가 힘든 상황에서 장각이라는 사람이 혜성같이 등장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주겠다고 해서 그를 따른 것 뿐이다. 처음에 우리는 오합지졸 그 자체였다. 그런데, 관군들은 우리보다 더 오합지졸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요즘은, 각 지방에서도 우리의 지도자 장각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죽지못해 살던 우리 힘없는 백성들이 얼마나 힘이 있는지를 확실히 느꼈을 것이다.
물론 매일의 싸움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두려움이 가끔 나를 긴장시키지만, 그래도 백성이 편안하게 사는 세상을 만든다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어제는 옆집 돌쇠 아버지가 전투중에 목이 날아갔다... 내 옆에서...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사람이 피를 보면, 흥분한다고... 그 뒤에... 나는 엄청나게 용감하게 싸웠다...
<< 관군 병사의 일기 >>
우리는 황건적을 소탕하기 위해 특별히 뽑힌 정예부대 이다.
정예부대라면 가는 곳마다 승승장구하고 전투 속에서 멋진 활약상을 보여야 되는데... 우리는 가는 곳마다 패하고... 전투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동료보다 더 빨리 도망쳐야 하고, 어떤 때는 죽은 척 하기도 하고... -_-;;; (싸울 때마다 패하는 부대는 역사상 우리 부대가 처음일거라고 한다...) 황건적 녀석들... 뭘 잡아먹었길래 싸움을 잘하지?
<< 장각의 일기 2 >>
우리 황건군의 가장 커다란 약점은... 무기, 지도자의 부족, 그리고 너무 사방에 흩어져 있다는 것이다. 무기는 집에서 사용하던 낫, 곡괭이, 삽, 호미 등이 전부이고... 지도자는, 한결같이 '무작전이 상작전'이라고 생각하고, 무조건 돌격명령을 내리는 녀석들만 있다. 그리고 사방에 흩어진 부대와의 연락이 긴밀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하마터면 어제밤, 같은 편끼리 싸울뻔 했다. -_-;;
반란을 일으키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전속결로, 적의 주력군을 격파시키는 것인데... 싸움이 장기화되면서... 형세가 대등해지고 있다. 아직도 병사들은 나를 믿고 열심히 전투에 임하고 있지만... 아마도 이 반란은 지도자들에게 위협을 가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할지도 모른다.
민중이 승리하고, 민중이 세상의 주인이 되려면 아직도 많은 세월이 필요한 것 같다. 후에 역사가들이 우리를 어떻게 평가할까... 일개 도적집단으로 평가할 것인가? 아니면... 사람답게 살기 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하여 목숨을 바쳤다고 평가할 것인다?
(사람은 죽을때가 되면... 안하던 행동을 하고, 안하던 말을 한다고 하던데... 내가 죽을 때가 되었나보다... 이런 멋진 말을 일기에 쓰기도 하고...)
드디어 내일부터 유주를 공략하려고 한다. 이 유주를 점령하고, 곧장 낙양으로 쳐들어가야지... 소잡던 백정놈이 나라를 휘어잡고 있는 꼴을 아니꼬와서 못 봐주겠다. 기다려라 하진!! 이 장각이 간다....
<< 유주태수 유언의 일기 >>
어제밤 꿈자리가 사나웠는데... 벌써 황건적이 유주땅 근처에까지 쳐들어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나이 먹도록 아무런 걱정 없이 지냈는데... 하필 말년에 황건적의 난리 때문에 뺑이치게 생겼다... -_- 우선 액면상으로 우리가 불리하니... 정면으로 대적하기는 힘들고... (씨×... 왜 다른 지역 다 놔두고... 이리로 쳐들어 오는거야... -_-)
교위 추정과 밤새도록 의논을 했다. 태수 체면에 먼저 도망가자고 말할 수도 없고... 추정이, "적은 쪽수가 많으니, 군사를 모집하셔서 적을 막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그래도 명색이 한나라 황실의 후손인데, 여기에서 비겁하게 도망칠 수야 없지!!! 빨리 의병을 모집하는 글을 고을 전역에다가 붙여야 겠다. (복사기가 없으니... 일일이 손으로 써야 하잖아?!? 수백장 쓰려면 손 엄청 아프겠다... -_-)
<< 교위 추정의 일기 >>
드디어 황건적이 우리 지방으로 쳐들어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_-;;;
생각 같아선 보따리 싸가지고 피난길에 오르고 싶지만... 그래도 명색이 지도자인데... 비겁한 모습을 보이긴 싫었다. 태수 유언과 밤새도록 논의를 했는데 결국 의병을 모집해서 황건적을 막기로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일에 미리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 추정 : 우리가 준비를 미리 하지 못해서 이런 사태를 겪고 있는 겁니다...
- 유언 : 그래... 미리 미리 병사들을 훈련시키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으면...
- 추정 : ??? 무슨 말씀이신지...
- 유언 : 병사를 미리 미리 모았어야 했다는 소리 하려고 한 거 아니야?
- 추정 : 저는 단지... 지난번에 나라에서 특별 포상으로 이 지역에 지원금을 보냈을 때... 복사기를 한대 장만했었으면 이런 고생은 안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데요...
- 유언 : -_-;;; 니가 남은 거 다 써!!!
말 한번 잘못 했다가... 남은 포스터 300장을 혼자서 쓰게 되었다... -_-;;; 마지막에는 손이 저려서 글씨가 개발새발 되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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