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0 총선 사전투표가 끝났고, 이제 본 투표가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총선은 그야말로 ‘정권심판’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정부와 여당이 여전히 고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정부와 여당이 지속적인 삽질을 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우선 언론은 확실히 정부와 여당에 유리하게 보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총선에 임하는 확실한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단독드리블이 지지율의 하락을 자초한 면이 없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윤대통령의 단독드리블 1 : 이종섭 전국방부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강행
만약 이종섭 전국방부장관을 무리하게 호주대사로 임명하고 보낸 것은 커다란 패착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로서는 야당의 공천잡음과 의대정원 확대 등으로 약간 국정수행 지지율이 오르면서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이종섭 전국방부장관을 호주대사로 보냈습니다. 이것은 채수근 상병에 대한 내용이 전국민적으로 널리(!) 홍보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차라리 공수처의 수사가 조금 천천히 진행되기를 바라면서 이종섭 전국방부장관이 드러나지 않게 했다면 이처럼 이슈가 핵폭탄급으로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 윤대통령의 단독드리블 2 : 1000조를 아끼지 않는 민생토론 강행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운동이라는 비판도 감수하면서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철저하게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결과 거의 1000조에 육박하는 돈을 민생문제에서 언급하였고, 다양한 개발과 규제완화 등을 약속했습니다. 물론 이런 약속 자체가 비현실적인 부분도 많고 이후 논의되어야 할 사항이 많아서 민생토론이 계속되면서 오히려 희화화되는 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 윤대통령의 단독드리블 3 : 입틀막의 확산
윤석열 대통령은 나름 뚝심있게 밀어붙이는 강직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국정수행에 방해가 된다는 인식을 대통령실에서 한 듯 합니다. 그래서 국정수행에 대해 제안하는 야당 국회의원을 입틀막하는 것을 시작으로 카이스트 졸업생 입틀막, 심지어 의사협회 임원까지 입틀막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의사협회 임원은 그 전까지는 철저한 국민의힘 지지자였다고 합니다)
# 윤대통령의 단독드리블 4 : 대국민담화로 국민들의 무지를 깨우쳐 주심(?)
의대정원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면서 국민들은 처음에는 의사집단의 고집에 대해 비판하면서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상당히 상승하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태가 악화되자 정부에게 사태를 해결해 줄 것을 기대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여당 국회의원들이 바닥 민심을 느끼면서 대통령에게 의대정원에 대해서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이때(!) 윤석열 대통령이 과감하게 대국민담화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분명 여당은 상황의 반전을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승부사 기질의 윤석열 대통령은 과감하게 정면돌파를 시도하였습니다. 의대정원 2천명은 대단히 합리적인 숫자이며, 자신은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거의 한시간동안 진행된 담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다양한 통계 등을 언급하면서 2천명의 숫자를 강조하였고, 마지막에 의사집단이 합리적인 제안을 하면 고려해 보겠다는 넓은 아량도 보여주었습니다.
# 윤대통령의 단독드리블 5 : 합리적인 대파 가격!!
모든 이슈의 최정점에 ‘대파’가 있었습니다. 대파가격 875원이 합리적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온 국민이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875원이라는 가격표가 없었다면 ‘바이든 날리면’처럼 “잘 들어보세요 875원이 아니라 2875원입니다”라고 우길 수 있었겠지만, 이미 방송으로 나갔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 대통령실의 확신 : 대통령의 진심을 몰라도 너무 몰라준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을 도와주기 위해 열심히(?) 단독드리블을 한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한 대통령의 마음도 몰라준 언론과 국민이 야속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열심히 올려놓은(?) 지지율을 깎아먹고 있다고 대통령실은 생각한 것 같습니다.
# 모든 이슈를 삼켜버린 윤석열 대통령의 단독드리블!!
이번 선거에서 다양한 이슈와 논란, 말실수가 등장하였습니다. 특히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 언론들이 야심차게 내놓은 양문석의 대출관련 의혹은 금감원까지 선거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나섰고, 김준혁 후보의 김활란과 이화여대 관련한 말을 ‘막말 프레임’을 씌워서 공격하였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맹활약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많은 정치평론가들도 야당 후보들의 다양한 논란을 ‘정권심판’이라는 커다란 이슈에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번 선거의 최종 MVP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활란 성상납 논란'에 직접 나선 도올 김용옥의 누나, 김숙희 전교육부장관 (0) | 2024.04.10 |
---|---|
대파로 알아보는 조선붕당의 이해(퍼온그림) (0) | 2024.04.08 |
‘비판적지지’가 매우 부도덕한 이유? (0) | 2024.03.17 |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을 보는 서방 언론 (0) | 2022.12.30 |
[프랑스 대선] 에마뉘엘 마크롱, 연임에 성공하다 (0) | 2022.04.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