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둔도 전투(1587)
녹둔도는 두만강 하구의 삼각주 같은 섬으로 여의도의 두 배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는 섬이다. 이 녹둔도는 19세기 후반에 러시아 영토가 되어버렸다. 1860년에 애로호 사건(1856년) 때문에 청나라와 영국ㆍ프랑스 연합군이 싸우는 제2차 아편전쟁(1856~1860)에서 청나라가 패했을 때, 러시아가 전쟁에 개입해서 화해를 시켜주게 되었고, 1860년 베이징 조약으로 인해서 영국과 프랑스는 청나라에서 엄청난 이권을 빼앗아가게 된다. 이때 전쟁을 끝내게 해준 댓가로 러시아는 청에게서 연해주를 할양받게 된다. 이때 녹둔도도 함께 러시아 영토가 되어버렸다.
1883년에 서북경략사 어윤중(1848~1896)이 간도를 둘러보고 1884년에 고종에게 “녹둔도에는 8백명이 넘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데 모두 다 조선인”이라는 보고를 하였고, 고종이 러시아에게 ‘녹둔도는 우리 땅’이라고 돌려달라고 했으나 씹혔다고 한다.
해방 이후 북한의 김일성이 마오쩌둥과 담판을 짓고, 압록강에 있는 섬들을 북한 영토로 만들었으나 당시 소련에게 녹둔도를 돌려달라는 요청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연해주와 녹둔도가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순신이 서익(1542~1587)이라는 인물 덕분에 파직을 당하게 되었을 때, 처음에는 이순신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지만 나중에 이순신을 좋게 본 이용(1533~1591)이라는 사람이 함경도로 부임하면서 이순신을 데리고 가게 된다. 이순신은 이때 함경도 경흥의 조산보 만호(종4품)로 부임한다. 조산보는 두만강 바로 아래에 있었으며 두만강의 바로 건너편(시전부락)에는 여진족이 살고 있었다. 녹둔도는 비옥한 땅이었기 때문에 당시 병조판서였던 정언신(1527~1591)과 선조가 조산보 만호에게 녹둔도까지 책임을 지도록 하였으며, 녹둔도에서 둔전(군사들이 군량미를 확보하기 위해 농사짓는 것)을 경작하게 하였다. 따라서 이순신은 녹둔도 둔전관까지 겸하게 된 것이다.
이순신은 녹둔도를 방어하기 위해 목책을 만들었는데, 여진족이 말을 타고 녹둔도에 쳐들어왔다. 숫적으로 불리한 이순신은 목책에서 방어하면서 적의 추장 중 한 명을 활로 쏘아 죽이기도 하였다. 여진족은 목책 밖에서 농사를 짓고 있던 백성들 2백여명을 끌고 가게 된다. 이때 이순신이 그들을 추격해서 세 명의 여진족을 죽이고 60여 명의 백성들을 구해내었다.
이때 당시 함경도 병사는 이일(1538~1601)이었는데(훗날 상주전투와 탄금대전투에서 엄청난 생존본능을 발휘하며 혼자서만 살아남는 맹활약을 하게 된다), 이일은 경흥부사 이경록과 조산보 만호 이순신에게 패전의 책임을 뒤집어 씌워서 죽이려고 하였다.
『선조실록』 : 적호가 녹둔도의 목책을 포위했을 때 경흥부사 이경록과 조산만호 이순신이 군기를 그르쳐 전사 10여 명이 피살되고 106명의 인명과 15필의 말이 잡혀갔습니다. 국가에 욕을 끼쳤으므로 이경록 등을 수금하였습니다.
이순신의 이일에 대한 항변 : “병력이 부족하니 군사를 증원해 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으나 병사가 들어주질 않았소. 그 공문이 여기에 있소. 조정에서 만일 이런 사실을 안다면 죄가 나에게 있다 하지 않을 것이오. 또 내가 힘껏 싸워서 적을 물리치고 추격하여 잡혀간 군사들을 찾아왔는데 이것을 패배로 치는 것이 옳단 말이오?”
선조 曰 : “전쟁에서 패배한 사람과는 차이가 있다. 병사로 하여금 장형을 집행하게 한 다음 백의종군으로 공을 세우게 하라”
이후 이듬해 이일은 이경록, 이순신과 함께 여진족을 공격하여 여진족의 부락을 불태우는 등 전과를 세웠는데, 아마도 이러한 활약이 조정에 보고되면서 훗날 임진왜란 때 이일이 신립과 함께 투톱으로 기용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어쨌든 이순신은 소수의 병력을 가지고 녹둔도를 지켜냈으며, 이러한 이순신의 활약에 대해서 조정은 왜적이 쳐들어올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남쪽의 방비를 하는 와중에 이순신을 초고속 승진시켜 전라좌수사로 임명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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