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유인원, ‘루시’는 나무에서 떨어져 죽었다?
아주 먼 옛날, 에티오피아의 어느 강가에 젊은 암컷 유인원 한 마리가 나무에서 떨어져 죽었다. 그로부터 320만 년 후, 또 한 무리의 유인원이 땅을 파다가 그녀의 뼈 화석을 찾아냈다. 이때가 1960년대였고, 발굴자들의 책임자였던 도널드 조핸슨 박사가 리버풀 출신의 밴드 비틀즈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를 매우 좋아했기 때문에 화석 주인의 이름을 ‘루시’라고 붙였다.
루시로 알려진 유인원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라고 붙였다. 루시는 인간과 유인원을 이어주는 ‘잃어버린 고리’로 각광을 받았다. 루시의 발견에 세계는 흥분했다. ‘루시’의 이름은 유명해졌고 유골은 미국 전역을 돌며 여러 해 전시되었다. 현재 루시는 에티오피아에 있는 아디스아바바 국립박물관의 인기 스타이다.
루시가 유명해질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냉정히 말해서, 어이없이 횡사했기 때문이다. 320만 년 전에 루시가 나무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2016년, 미국과 에티오피아의 연구자들로 구성된 팀이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쳐》에 논문을 실었다. 루시의 뼈 화석을 CT 촬영하여 3D 모델링을 통해 루시의 골격을 재현한 것이다. 그 결과 루시의 뼈의 골절은 그 형태로 보아 생체에 나타나는 유형이며, 미처 아물 시간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시 말해 루시는 살아 있을 때 골절을 당했으며 곧바로 죽었다는 결론이다. 연구팀은 다수의 정형외과 전문의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대답은 한결같았다. 높은 데서 떨어져 다친 환자에게 나타나는 골절 패턴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팔의 골절 형태로 보아, 떨어지면서 무언가 붙들려고 한 듯했다. 지질 연구 결과 루시가 살던 곳은 평평한 삼림지대의 개울가로 나타났으므로, 절벽이나 높은 바위 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나무에서 떨어진 것이다. 물론 이것에 몇몇 전문가들은 동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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