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에 요단 계곡 경사면에 있는 그늘 속에 세 그루 나무가 있었다. 어느 화창한 한낮에 만물은 평화로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세 나무는 각자의 운명을 이야기 하였다.
"나는 오래 전부터 예루살렘에 가서 하나님의 성전의 제단을 만드는 재목이 되었으면 하는 꿈을 갖고 있어. 그렇게 되면 하나님께 봉사를 할 수 있을텐데...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성전에 찾아와 예배를 드리며 나의 모습을 보면서 나를 지으신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하신지 알 수 있을텐데..." 하고 첫번째 나무가 진지하게 그의 소원을 말하였다.
"너는 그런 꿈을 꾸고 있지만 내가 원하는 꿈은 해변에 가서 큰 배를 만드는 재목이 되어 지중해를 오가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야. 그러면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모험을 심어주고 로마의 풍요로움을 이땅에도 알릴 수 있지 않을까?"
두번째 친구가 맞장구를 치자 세번째 나무가 가지를 쳐들며 외치는 것이었다.
"나는 너희들의 꿈과는 달리 여기에 그대로 남아있고 싶어. 그러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하늘로 뻗어있는 내 가지를 따라 하늘을 보고 하나님을 생각할거야. 그리고 여름에 햇볕이 쨍쨍 내리쬐면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줄 수 있을거야."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첫 나무가 도끼에 직혀 높은 꿈을 가득 품고 언덕에서 내려갔다. 그러나 목수는 성전의 제단을 꿈꾸는 그 나무를 베들레헴의 어떤 집의 말구유로 만들어 버렸다. 그리하여 당나귀와 나귀가 자기를 핥고 비바람에 상하고 시들게 되자 그 나무는 수치심을 느끼고 한탄하였다.
"내가 겨우 낡아빠진 구유 밖에 되지 못하다니!"
두번째 나무도 베어져서 자기가 원하는 배를 만드는 공장에 보내졌지만 그의 꿈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지중해를 다니는 큰 배가 되기는 커녕 갈릴리 바다에서 고기잡이 배가 되어 매일 바닥에 비린내 나는 생선을 깔고 다니게 되었다. 그 나무는 절망에 빠졌다. 자기가 그렇게 무의미한 존재로 전락한 것에 대해서 심한 수치심을 느꼈다.
세번째 나무는 그가 원하는 대로 그 언덕에서 오랫동안 서 있었으나 결국에는 예루살렘으로 잘려나가 세 개의 십자가가 되었다. 그 나무는 중죄인을 처형하는 십자가가 된 것이 너무 부끄럽고 현실이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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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이야기의 후반은 우리도 잘 알 수 있는 것이다.
즉 이 세 나무는 상상하지도 못한 아주 중요한 역활을 담당하였다.
구유가 된 나무는 소, 말, 또는 돼지의 여물을 따르는데 쓰여져 비천하기 이를데 없었다. 그러나 어느날 밤 하늘에 별이 나타나 구유 위에 비치고 마리아은 그 속에서 아기를 낳았다. 곧 그가 예수이니 세상의 어느 나무와도 비교하지 못할 명예를 얻은 것이다.
고갯배가 된 두번째 나무는 작은 바다에 떠서 작은 고기나 담고 다니는 자신의 삶이 시간 낭비이며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예수는 그 배를 타고 수많은 대중을 항하여 말씀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 나무는 세상 어느 성전의 제단보다 큰 영광을 누렸던 것이다.
십자가가 된 세번재 나무는 예수가 마지막 숨을 거두는 데 쓰였다. 그리하여 이 세상의 어느 교회나 그 나무의 모습을 본뜬 십자가를 걸어두고 있다. 그 나무는 수십억 기독교인의 믿음의 상징이 되었다.
언덕 기슭에 있던 이 나무들은 평범하기 그지 없었지만 그들은 세상의 어느 것보다도 참으로 중대한 사명을 담당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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