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아버지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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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잡동사니]/[예화& 좋은 글&시]

늙은 아버지의 질문...

by [수호천사]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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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세의 노인이

51세된 아들과

거실에 마주 앉아있었다.


그 때
우연히 까마귀 한마리가
창가의 나무에 날아와 앉았다.


노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저게 뭐냐?”
아들은 다정하게 말했다.
“까마귀에요. 아버지”


아버지는
그런데 조금 후 다시 물었다.
“저게 뭐냐?”
아들은 다시,“까마귀라니까요.”


노인은 조금 뒤 또 물었다. 세 번째였다.
“저게 뭐냐?”
아들은 짜증이 났다.
“글쎄 까마귀라구요.”


아들의 음성엔
아버지가 느낄 만큼
분명하게 짜증이 섞여있었다.

 

그런데 조금 뒤
아버지는 다시 물었다.
네 번째였다.
“저게 뭐냐?”


아들은
그만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외쳤다.
“까마귀, 까마귀라구요.
그 말도 이해가 안돼요.
왜 자꾸만 같은 질문을 반복해 하세요?”

 

조금 뒤였다.
아버지는 방에 들어가
때가 묻고 찢어진 일기장을 들고 나왔다.
그 일기장을 펴서
아들에게 주며 읽어보라고 말했다.


아들은 일기장을 읽었다.
거기엔
자기가 세 살짜리 애기였을 때의 이야기였다.

 

“오늘은
까마귀 한 마리가 창가에 날아와 앉았다."
어린 아들은
“저게 뭐야?” 하고 물었다.
나는 까마귀라고 대답해주었다.


그런데
아들은 연거푸 23번을 똑 같이 물었다.
나는
귀여운 아들을 안아주며
끝까지 다정하게 대답해주었다.


나는
까마귀라고
똑같은 대답을 23 번을 하면서도 즐거웠다.


아들이 새로운 것에
관심이 있다는 거에 대해 감사했고
아들에게 사랑을 준다는 게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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