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지만, 스스로 날개를 꺽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동안 언론의 비호(?)를 받으며 승승장구했던 후보가 한순간에 나락행을 선택했다.
이 선택은 다른 사람이 강요한 것이 아니고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대통령 후보 제3차 토론회에서 그는 공중파 방송에서 적절치 못한 발언을 하였다. 그날 이후 정치 평론가, 언론사가 그의 발언에 대해 다루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해당 발언이 적절치 못했다는 정도로 언급하려고 했는데, 그와 그의 지지층이 오히려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본 후 점차 그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강해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에게 호의적으로 평을 했던 평론가조차 그와 거리를 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쯤 되면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차리고도 남을 것이다. 머리 좋은 사람들이 가는 미국의 유명한 대학을 나온 그가 그것을 모를 리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오히려 해당 문제를 정면돌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그는 자신이 공적으로 사람들의 알권리를 위해 그런 발언을 했다고 자신을 변호하고 있다.
애초에 그 발언을 한 다음에 즉시 잘못을 깨닫고 사과했다면 일이 이처럼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사과인 듯 사과같지 않은 사과를 하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사의 질문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40대 윤석열’을 떠올리기 시작하였다. 단지 그가 윤석열과 다른 점은 젊다는 것과 조금 똑똑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누군가가 말했듯이 ‘선을 넘은 것’이다. 더 이상 그를 비호하고 보호해 주기에는 너무 나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언론도 그를 비호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 전까지는 그에게 불리한 이슈가 나오더라도 애써 외면하면서 그를 도와준 것 같은데... 지금의 상황에서는 오히려 그를 비호하다가는 같이 쓰레기 취급당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가 해당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는 순간 그를 열렬히 응원하고 지지했던 사람들이 그에게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갈라치기와 혐오를 조장하면서 단단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그 안에 안주할 때는 행복했을지 몰라도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작정한 이상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만 데리고 정치를 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틀 정도 언론의 강한 비판을 받았을 뿐이다. 누구 말처럼 해당 발언은 향후 30년간 그를 따라다닐지도 모른다.
이번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웠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단순히 다른 사람보다 아는 것이 많다는 것을 자랑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를 깨달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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