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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두 송이

[수호천사] 2022. 12. 2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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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를 보고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자기가 얼마나 거룩한지를 이웃사람들에게 일부러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이런 목적으로 심지어 특별한 옷차림까지 하는 것이었다.

사람이 참으로 거룩하다면 굳이 무슨 보조 수단이 없이도 다른 사람들에게 절로 인정받게 되는 법이라고 나는 평소에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 친구는 이웃사람들에게 이런 보조수단을 넉넉히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성덕을 갖춘 단체임을 표방할 목적으로 조그만 제자단까지 하나 조직했다. 그리고 그들이 이 목적을 수행함을 일컬어 <증언>이라 했다.

.........

연못을 지나다가 연꽃이 활짝 핀 것을 보고 나는 절로 탄성을 질렀다 :

"아 연꽃, 너는 얼마나 사랑스러우냐! 그러니 너를 창조하신 하느님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우시랴!"

자기가 그처럼 아름답다고는 일찌기 생각해 본 적도 없던 연꽃은 수줍어 낯을 붉혔다. 그리고 하느님이 찬미받으심을 반가와했다.

그 연꽃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스스로 의식하지 않고 있기에 더욱 사랑스러웠다. 또, 내 눈길을 끌려고 한 일이 없기에 나에게 더욱 매력이 있었다.

더 걸어가노라니, 또 연못이 있고 또 연꽃이 보였다. 그런데 이 연꽃은 나를 향해 꽃잎을 쑥 내밀고 사뭇 뽐내는 것이었다 :

"내 아름다움을 보고 나를 만드신 분께 영광을 드리세요."

나는 그만 정나미가 뚝 떨어져 지나쳐 버렸다...

......

남을 <교화>하려 들면, 남에게 인상을 박아 주려 하게 된다.
보라, 뜻은 훌륭한 바리사이를!

==>> 앤소니 드 멜로 [종교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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