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역사] 단 한 시즌, 전설이 된 리그 – 1884년 유니언 어소시에이션 이야기
유니언 어소시에이션(Union Association)은 1884년 시즌 단 한 해만 존재했던 미국의 프로 야구 리그로, 메이저리그(Major League Baseball)와 경쟁을 시도했습니다. 세인트루이스가 우승(페넌트)을 차지했고, 다음 시즌에는 내셔널 리그에 합류했습니다.
시즌 중 UA에 참가했던 12개 팀 중 7개 팀은 정규 일정을 모두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그중 4개 팀은 시즌 도중 해체되었고, 시카고는 시즌 후반 피츠버그로 연고지를 이전했습니다.
유니언 어소시에이션의 역사
이 리그는 1883년 9월 젊은 세인트루이스의 백만장자 **헨리 루카스(Henry Lucas)**에 의해 창설되었습니다. 루카스는 리그의 회장으로 선출되었으며, 필라델피아 구단주 **톰 프랫(Tom Pratt)**이 부회장, 워싱턴 구단의 **워렌 W. 화이트(Warren W. White)**가 서기를 맡았습니다.
회장으로 임명된 후, 루카스는 자신의 세인트루이스 구단을 위해 다른 구단들의 이익을 무시하고 최고의 선수들을 사들였습니다. 이는 명백한 이해 충돌이었고, 그 결과 **세인트루이스 마룬즈(St. Louis Maroons)**는 시즌 초반 20연승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시작을 했고, 최종 성적 **94승 19패(승률 .832)**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2위와 21경기 차이로 우승을 조기 확정지었습니다(5주 남기고 우승 확정).
리그는 전력 불균형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운영으로도 고통을 겪었습니다.
4개 팀이 시즌 중 해체되었고, 그 자리를 메워야 했습니다. 3개는 하위 리그에서, 1개는 신생팀이었고, 시카고는 시즌 중 피츠버그로 이전했습니다.
또한, 리그 일정도 제대로 계획되지 않아, 기존 메이저리그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어니언 리그(Onion League)"**라는 조롱을 받았습니다.
주요 일정 및 팀 이동 내역
- 4월 17일: 시즌 개막. 참가 팀: 알투나 마운틴 시티스, 볼티모어 모뉴멘털스, 보스턴 레즈, 시카고 브라운스, 신시내티 아웃로 레즈, 필라델피아 키스톤스, 세인트루이스 마룬즈, 워싱턴 내셔널스
- 5월 31일: 알투나 마운틴 시티스 해체
- 6월 7일: 캔자스시티 카우보이스 창단, 알투나의 잔여 경기 인수
- 8월 7일: 필라델피아 키스톤스 해체
- 8월 18일: 이스턴 리그 소속 윌밍턴 퀵스텝스가 필라델피아 일정 인수
- 8월 21일: 시카고 브라운스가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피츠버그로 이전
- 9월 15일: 윌밍턴 퀵스텝스 해체 (최종 경기는 9월 12일). 이 시점에서 세인트루이스는 이미 우승 확정
- 9월 18일: 피츠버그 스토기스(구 시카고 브라운스) 해체
- 9월 27일: 노스웨스턴 리그의 세인트폴 세인츠(St. Paul Saints)와 밀워키 브루어스가 잔여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참가
- 10월 19일: 시즌 종료
1885년 1월 15일, 밀워키에서 예정된 UA 회의에 밀워키와 캔자스시티 구단만 참석했고, 그 자리에서 리그는 즉시 해산되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이후에도 경쟁력을 인정받아 1885년 내셔널 리그에 합류했습니다. 그러나 도시 내에는 이미 아메리칸 어소시에이션의 강팀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가 존재해 치열한 지역 경쟁을 벌였습니다.
UA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프랜차이즈였던 이 팀은 이후 **인디애나폴리스 후지어스(Indianapolis Hoosiers)**로 옮겨갔으며,
- 세인트루이스에서 36승 72패, 43승 79패
- 인디애나폴리스에서는 37승 89패, 50승 85패, 59승 75패
- 총 승률은 약 .432로, 이는 UA와 기존 메이저리그 간의 실력 격차를 잘 보여주는 수치였습니다.
찰스 래드본(Charles Radbourn)의 전설
UA의 짧은 역사 속에서 직접 UA로 이적하지 않았지만 그 영향으로 커리어에 결정적 변화를 맞은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찰스 래드본(Charles Radbourn)**입니다.
1884년은 약 100경기 정도로 구성되었고, 대부분 팀은 두 명의 주전 투수를 운영했습니다. 내셔널 리그의 프로비던스 그레이스는 래드본과 **찰리 스위니(Charlie Sweeney)**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스위니는 7월 말 음주 상태로 교체를 거부한 사건 이후 팀에서 쫓겨났고, 그는 UA의 루카스 팀으로 이적했습니다.
이로 인해 혼자 남은 래드본은 팀과 협상해, 봉급 인상 및 시즌 후 자유계약 보장을 조건으로 남은 시즌을 혼자서 책임지겠다고 약속합니다. 당시 그는 24승, 스위니는 17승을 기록 중이었습니다.
그 후 래드본은 거의 매일 선발로 등판하여, 정규 시즌 59승(역대 최고 기록)을 거두었고, 일부 기록에 따르면 60승으로 수정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1884년 월드 시리즈(그레이스 vs 뉴욕 메트로폴리탄스)에서도 3경기 모두 완투승을 거두며 시리즈를 스윕했습니다.
그의 활약은 역사에 남을 전설로 남았고,
- 통산 성적: 309승 194패 (.614 승률)
-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헌액자가 되었습니다.